사마라 2일차, 발이 닳도록 워킹 투어

며칠 간격으로 잠자리가 바뀌고 이 넓은 영토대국은 날씨가 아니라 기후가 달라지네요. 여름이 짧은 나라라 그런지 밤 늦게까지 노는 사람도 많구요.

러시아에 온 후로 술에 떨어지지 않은 채 깊은 잠을 잔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제 밤에도 맥주 두 캔만 마셔서 그런지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가 새벽이 다 돼서야 좀 잠을 잤습니다. 해는 또 왜 이리 빨리뜨는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Zhiguli 맥주공장. 어제 주인집 아저씨가 알려준 곳이기도 하구요. 유명한 곳인가 봅니다.

이건 뭔 시츄에이션? 흥이 있는 누님들이랑 형님들은 지금 맥주공장에어 맥주를 사고있는 겁니다. 가만 살펴보니 공장에서 만든 맥주를 페트병에 담아서 팔더라구요. 그리고, 발로 옆에서 육포나 훈제 생선같은 마른안주도 팔고요. 역시 애주가의 나라는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한 병 살려다가 낮부터 취하기 뭐해서 일단 참았습니다.)

호기심에 검색을 해 봤더니 이곳 사마라에도 한국 식당이 있더라구요. 현지인들의 리뷰 점수도 괜찮구요. “하토(Khato, Хато)”라는 가게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상 한국식도 일본식도 아닌 어정쩡한 곳은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일단 함 가보는거죠^^

일단 메뉴를 보니 지극히 평범하고 한국적인 것들이 보이는데… 메뉴보다는… 저 호출벨!! 맞아요! 한국 음식점이라면 바로 저거죠! 여기 분명히 괜찮은 한식당일겁니다^^

국수(여기서 ‘국시’라고 하네요?)랑 떡볶이, 그리고 롯데 알로에베라로 아점을 먹다니~^^

그리고, 문득! 어랏, 쇠젓가락!ㅎㅎ 포크는 물론이고 나무젓가락과는 그립감 자체가 다른 이 묵직한 느낌^^

국수는 잔치국수보다는 냉국수에 가깝고 약간 현지화된 맛이었습니다.

“떡볶이는 상당히 맵습니다. ^_^”

…라고 안내했는데, 우리가 먹는 매콤한 떡볶이 맛과 거의 같았습니다.

맥주 공장 바로 옆이 볼가(Volga, волга)강입니다. 강, 새파란 하늘, 적당한 구름 몇 송이…도 예쁘지만…

캬~ 요고요고 그림 나오네요. 맥주랑 안주사서 볼가강 바라보며 한 잔! 맛좋고 운치 좋을거 같은 상상이 마구마구 그려집니다.

혼자 여행하면 이럴 때 좀 아쉽습니다. 이런곳은 친한 술친구들이랑 놀러와야 제대로 즐기는데 말입니다. 분명히 눈 시뻘개져서 하이에나처럼 달려들 사람들 몇명이 그려지는데 알이죠~ ㅎㅎ

강이 상당히 크구요… 마치 해변처럼 넓은 백사장이 있습니다. 안전요원도 있구요. (모래를 빚어 만든 저것은 버섯이겠죠? ㅎㅎ)

이 강이 한국:독일전이 열렸던 카잔을 흐르고 이곳 사마라를 지나서 한국:멕시코 경기가 열렸던 로스토프온돈 옆에 있는 볼고그라드를 지나 카스피해로 흘러갑니다. (무지무지 긴~~~강이라는… ㅎㅎ)

이 사람들이… 이런식으로 냉장보관을 하는군요! 그러니까… 아까 그 맥주공장에서 맥주와 안주를 사서, 강변 냉장고에 이렇게 짱박아 두고 시원하게 즐긴다는거군요!

상상만해도 즐거운 장면! 캬~~~ 숨 넘어간다!

해변…이 아니고 강변에서 걸어 올라가면 번화한 도심으로 이어집니다. 명동같은 레닌그라드스카야(Leningradskaya, Ленинградская) 거리. 바로 근처에 팬 페스트가 있는데, 월드컵 기간 동안 이 일대의 차량을 통제하는 모양입니다. 걷기 좋고 길도 예쁘고…

살짝 옆길로 새면 오래된 동네와 골목길이 나오고, 실없이 동네 꼬마랑 잠시 놀아주면서 인증샷 놀이도하고… 여기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사진 찍자고 하지도 않고, 수줍어서 눈도 잘 마주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또 되게 친절하고 잘 웃고 그러네요. 왠지 정이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적당히 시간이 되어 우루과이:프랑스 경기보러 팬 페스트로! 착한 사마라 팬 페스트입니다. 왜? 흡엽구역이 저렇게 잘 보이는 곳에 있잖아요.

잊지말고 인증템 맥주컵부터 챙깁니다. (항상 사면서도… 이게 뭐라구. ㅎㅎ 저만 그런거 아니구요… 컵 10개 넘도록 들고 다니는 사람들 수두룩합니다.^^)

오늘의 승리팀은? ㅎㅎ 러시아, 프랑스, 네덜란드, 파라과이로 순간변신 가능한 다용도 팔찌^^

알레~ 레 블뤼~

Allez les bleus~

그리고, 경기 후…

아까 본 맥주 공장이 눈에 아른거려 그냥 발길을 돌릴 수가 없네요. 경기 끝나기 무섭게 맥주공장으로 달려가 맥주부터 샀습니다.

이미 술이 한 잔 들어간 친구들… 맥주랑 안주 살 때 몇마디 물어봤다고 금새 친구 모드. ㅎㅎ 내 아들하고 비슷한 나이 같구만. 머 어떠냐! 친구라면 친구 먹는거지! ㅋㅋ^^

그러면서, 우루과이:러시아 경기의 매치 컵을 선물로 주네요. 이곳 사마라에서 열린 경기인데, 그 때 챙겨놨던 컵을 들고 나온 모양입니다. 다들 기념품으로 챙기는 소중한 컵을 선뜻 주는 마음… 니들 복받을꺼야~^^

간단히 한 상 차렸습니다. 한국에서 가져간 즉석 북어국이랑 훈제 생선 찍어 먹을 고추장과 함께.

다만, 혼자라서 아쉽습니다. 친한 이들과 함께 나누면 더 좋은데 말이죠.

우리 대표팀아, 조1위로 8강 왔으면 이 좋은 사마라에 같이 왔을거야. 아니, 조2위로 16강 갔어도 사마라 경기가 될 뻔했지.

조금만 더 잘하자구~ 더 오래, 더 재밌게 월드컵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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